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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디지털 디톡스, 이제는 알고리즘의 지배에서 벗어날 때

  • 등록일 : 2024-04-23
  • 조회수 : 26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4년 4월 24일(수)]


디지털 디톡스, 이제는 알고리즘의 지배에서 벗어날 때


양예은 기자

(kikiyye@jj.ac.kr)


 현대인에게 ‘스마트폰 없이 24시간을 살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90%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스마트폰 자체가 이미 상징적으로 우리의 신체 일부가 되었으며, 지하철과 버스 등 모든 곳에 와이파이가 있어 언제든지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의 보급이 우리에게 편의만 가져다주었을까? SNS의 발달로 침대에 누워서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초등학교 동창의 여행 사진을 볼 수 있는 세상. 인스타그램에는 셀럽들의 멋진 사진이 넘쳐나고, 유튜브에는 앞다투어 재밌는 영상이 업로드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SNS만 번갈아 즐겨도 하루가 훌쩍 지나갈 정도로 새로고침 한 번이면 수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과연, 이러한 정보 중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몇이나 될까?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세상, 우리에게는 무분별한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필터가 있는가?

 최근 각종 열애설과 바이럴 광고, 연예인과 정치인의 논란 등이 SNS를 뒤덮고 있다. 꼭 알아야 할 뉴스나 정보도 있지만, 알맹이 없는 정보가 대부분이다. 종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웹서핑을 하며 가십거리를 접하는 하루. 소위 ‘도파민 중독’에 빠지면 자극에 익숙해져 정적인 활동이 어려워진다. 두 시간짜리 영화에 집중할 수 없어 10분 요약 영상을 찾고, 책을 정독하는 것이 귀찮아 요약 블로그를 검색한다. 집중력과 문해력이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숏츠나 릴스를 찾게 되는 악순환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러한 ‘도파민 중독’에 반하여 생겨난 개념이 ‘디지털 디톡스’다. 디지털 거리 두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개념은 잠시라도 인터넷을 멀리하자는 운동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인터넷 없이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한 시간이라면 어떨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디지털 디톡스는 자극에 익숙해진 뇌에 휴식을 주는 시간이다.

 디지털 디톡스는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디톡스 시간에는 인터넷을 멀리한다. 스마트폰 전원을 끄거나 방해금지 기능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기 힘든 환경을 만든 후, 그 시간 동안 다른 일을 하는 것이다. 혹은 인터넷 사용 시간을 정해놓고 적정 시간이 넘으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것 또한 방법이다.

 필자는 기사 작성을 위해 하루 두 시간 디지털 디톡스를 시도했다. 두 시간 동안 인터넷을 멀리한 채 독서와 산책을 했다. 허전하고 불안한 마음이 잠시 들기도 했으나, 알고리즘이 아닌 내 손과 발로 삶을 살아간다는 기분에 삶에 대한 만족도와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본인의 의지로 디지털 디톡스를 하기 어렵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우리 학교에는 학생 상담을 위한 카운슬링센터가 있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하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조절하는 것이 좋다. 정도가 심하지 않고 가볍게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 싶다면 도서관의 북모닝, 북나잇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또한 추천한다. 하루 20분 동안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독서를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부담 없이 디지털 디톡스를 경험할 수 있다.

 현대인의 뇌 피로도가 날로 높아지는 세상. 문명의 이기에 휩쓸리지 않고, 다스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도파민 중독과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삶의 위험을 느끼고 있다면 디지털 디톡스를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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