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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R&D 예산 삭감, 이공계의 미래는 어디로

  • 등록일 : 2023-12-18
  • 조회수 : 76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전주대신문 제936호 13면, 업로드일: 2023년 12월 20일(수)]


R&D 예산 삭감, 이공계의 미래는 어디로


1990년 이후 33년 만에 R&D 예산이 대폭 삭감된다.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과학기술 R&D 분야는 5조 2천억 원이 감소한 25조 9천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올해보다 16.6%나 감소한 것이다. R&D는 국가과학기술 발전에 핵심으로써 전 세계가 과학기술개발에 주목하는 반면에 뒤로 물러나는 것은 다른 나라와의 기술 격차를 발생시켜 국가 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행동이다. 정부는 연구현장에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아무런 소통 없는 일방적인 발표였다. 정부의 예산 삭감 발표에 저항하여 많은 이공계 대학생 및 과학기술계 연구원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카이스트, 포항공대, 서울대 및 4개의 과학기술원은 정부의 예산 감축에 대해 공동성명을 제출하기도 했다.


R&D 예산 감축은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된다. 예산안에 따라 연구비가 삭감되면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연구는 축소되거나 중단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연구를 시도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특히 정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연구 과제 비율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 국립대는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어 제대로 된 연구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학생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연구생들의 인건비이다. 현재 적지 않은 수의 연구생들이 안정적이지 못한 인건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발표대로 내년부터 연구비 예산 삭감이 진행된다면 인건비 지원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다. 필자는 실제 학부연구생으로 일해본 경험이 있다. 학부연구생으로서 석·박사생들이 자신의 연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연구생들의 헌신과 노력에 보답할 만큼의 인건비가 충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연구 성과를 위해 밤낮으로 실험실을 지키고 있다. 이공계 특성상 대부분이 항상 학교 실험실에 머물러 좋은 실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말은 일반인들에게 황금 같은 시간이지만 그들에게는 주말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이렇게 연구에 매달려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좌절할 틈도 없이 다시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어떤 과제를 맡게 되는지에 따라 자는 시간 없이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일하는 그들의 노동력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계속해서 인건비 지원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앞으로 과학계를 꿈꾸는 학생들의 진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이공계 인재에 나쁜 결과가 생기게 된다. 많은 이공계 학생이 더 좋은 처우와 본인의 진로를 위해 국외로 진학을 희망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다. 우수한 연구 인력은 곧 성공적인 연구 개발에 중심으로 인력이 부족하거나 능력이 떨어지면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둔화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선 연구원들이 오로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들이 자원에 제한받지 않고 훌륭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하루 일찍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길 소망한다.


독자투고: 정태희(환경생명과학과 2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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