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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샘

  • 등록일 : 2024-04-23
  • 조회수 : 48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4년 4월 24일(수)]


진리의 샘

한병수 목사

(선교신학대학원장· 선교신학대학원 신학과 교수)


 권위의 체중을 달아보는 방법은 직위의 높이나 연봉의 크기를 재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지금까지 짊어진 책임의 질량과 범위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권위는 고위직에 오래 앉아 있었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흘린 희생이 몇 리터가 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나이만 먹고 권리만 내세우고 자랑만 앞세우고 책임은 요리조리 회피하며 극강의 미꾸라지 신공을 발휘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종교계나 법조계나 공직계나 회사나 어디에나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권리의 개수를 꼼꼼히 계수하고 가용한 활동비의 인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출장을 빌미로 근무일을 연차처럼 사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나몰라라 기술을 태연하게 꺼냅니다.

어디를 가든 권위의 공백이 심각합니다. 책임이 미움을 받아 조리돌림 당하는 우리의 시대에 세상의 죄책을 모조리 어깨에 거신 예수님의 십자가 행보는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십자가의 도에서 찾습니다.

 세속이든 종교든 공직에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책임을 짊어지면 권위가 될 것입니다.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일에 민첩한 사람은 권위를 스스로 내던지는 어리석은 자입니다. 사회에 문제가 생기면 교회 탓이라고 여기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자들을 돌아보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숨넘어가는 억울한 자들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방식으로 책임을 떠안으면 교회의 권위가 회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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