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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팝업 스토어로 보는 소비 시장의 변화

  • 등록일 : 2023-12-18
  • 조회수 : 120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전주대신문 제936호 8면, 업로드일: 2023년 12월 20일(수)]


팝업 스토어로 보는 소비 시장의 변화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쇼핑 문화가 재부상하고 있다. 상설 운영되던 업장의 형태를 일정 기간만 여는 팝업스토어로 전환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 되었다. 


팝업스토어의 의미는 직해를 통해 찾을 수 있다. 문자 그대로 깜짝 나타나서 금방 사라지는 상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팬데믹 이후 팝업스토어가 재평가받는 이유는 엔데믹(endemic·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대비 가능하다는 점이다. 2주에서 한 달가량 운영되기 때문에 불경기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을 필두로 여러 기업이 팝업스토어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7월 장마 기간이 한창일 당시에 성수동 샤넬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였지만 2030 여성들이 입장을 기다리기 바빴다. 퀵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거나 인공지능 기계를 통해 립스틱 색을 추천받기 위해서였다. 많은 여성은 샤넬 뮤즈로 둘러싸인 아트월에서 인증샷을 찍는 등 각자의 취향을 반영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체험을 마친 소비자들은 정가 구매를 꺼리지 않았다. 온라인 속 할인보다 현 쾌락이 중시된 셈이다. 


신조어 ‘펀슈머’는 팝업스토어 흥행과 동시 등장한 단어이다. Fun(재미)과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이다.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전시 공간부터 게임·포토부스 등의 체험형 공간, 카페·식당 형태로 등장한다. 30초의 영상 광고로 브랜드를 이해했던 과거와 달리, 한 시간 내외로 브랜드에 머물며 체험하는 방식이다. 직접 체험은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직결되고 있다.

반대로 지난해 성수동에 들어선 ‘디올’은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였다. 실제 방문자보다 건물 밖 사진을 찍는 수가 현저히 높다. 건물 간판의 디올 표시는 수천억 원대의 광고 효과를 내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젊은 세대는 어딘가에 방문해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릴 콘텐츠가 필요하다. 인스타그램에는 팝업스토어를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이 50만 개를 돌파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MZ세대 심리를 반영한 브랜드의 공략법이다.


거대한 쇼핑센터 ‘더현대 서울’도 마찬가지이다. 인기 유튜브 캐릭터 ‘빵빵이’를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개최한 이력이 있다. 애니메이션에 생활 속 에피소드를 유머있게 풀어내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빵빵이의 생일파티’ 팝업 스토어는 올해 7월 26일부터 약 10일간 열렸다. 


캐릭터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오픈 4일 새에 1만 명이 방문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또한, 오픈 30분 만인 오전 11시에는 ‘금일 웨이팅 종료’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빵빵이의 생일파티’가 성공적으로 끝난 데에는 공간의 재해석이 밑받침되었다. 기획은 물론, 브랜드 배치까지 더 현대에서는 MZ를 겨냥하여 꾸며 냈다. ‘단위 면적 당’ 매출이 생명인 백화점 공간에 실내 조경과 고객 휴식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지루함과 단조로움을 쉽게 느끼는 MZ세대 특성을 고려하여 더 현대에서 팝업스토어 공간을 흔쾌히 내어줬다. 그뿐만 아니라 한정판 신발의 리셀 열풍을 이용하여 ‘BGZT(번개장터) 랩’을 입점시켰다. 경영진은 “‘우리가 잘 모르는 브랜드로 꾸며보자’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더 현대를 구상했다”라고 밝혔다. 


매출은 이를 증명하듯 타지역의 현대백화점 15개의 점포 평균(24.8)과 비교하여 두 배가량 높은 수치를 내었다. 시대 흐름을 분석하면 성공 요인이 보인다. 팝업스토어와 같은 새로운 문화·예술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하늘 기자(neul0603@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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