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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생활을 위해

  • 등록일 : 2023-11-20
  • 조회수 : 115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전주대신문 제935호 8면, 업로드일: 2023년 11월 22일(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생활을 위해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LG트윈스가 6-2로 승리하여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팬들은 현장에서 선수들의 우승 세레머니를 바라보며 기쁨과 감격의 감정을 나눴다. 그러나 야구장을 찾았음에도 허탈한 감정을 가지고 돌아간 사람들이 존재했다. 바로 노인들과 온라인 예매에 실패해 현장에서 취소 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왜 경기가 펼쳐지는 잠실구장을 코앞에 두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을까? ‘누구나 즐길 수 없는 문화생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디지털 소외 현상

먼저 ‘디지털 소외’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보편화된 사회에서 디지털 기기나 관련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했고, 키오스크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용이 절감되어 3년 동안 16배가 증가했다고 밝혀졌다. 이에 따라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영화관을 비롯해, 여러 문화생활에서 발길을 끊었다.

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프로야구(KBO)는 다양한 연령층의 팬을 가지고 있었으며, 원년구단인 ‘MBC 청룡’을 인수한 LG트윈스 역시 많은 팬을 보유 중이었다.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모습을 보기 위해 70살이 넘는 노인 팬들은 표를 구매하러 아침 일찍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는 전 좌석이 온라인에서 사전 예매됐다. 현장에서 구매가 가능한 티켓은 취소 표뿐이었지만, 취소되는 표가 없어 사실상 구할 수 없다. 이는 온라인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 현장 직관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다.

누구나 공평하게 문화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지만, 노인 중 일부는 디지털 소외로 인해 입장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져 있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시니어 전용석을 만들어야 한다”, “현장 판매 비율을 늘려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또한, 지난 10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한국시리즈 4차전 티켓을 65세 이상 LG 트윈스 팬에게만 양도한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 활개 치는 온라인 암표

‘암표’란 법을 위반하여 몰래 사고파는 각종 탑승권, 입장권 따위의 표를 말한다. 온라인이 덜 대중화된 시기인 90년대에는 영화관에서 표를 사재기하여 커플들에게 파는 암표상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많은 시기가 지난 지금, 예매가 온라인으로 바뀜에 따라 암표상들도 자연스레 온라인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현재 암표상들은 티켓을 대신 예매해 준 수고비 명목으로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티켓 외야 4연석이 130만 원에 판매됐다. 정가가 장당 3만 원인 것을 생각하면 약 10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KBO와 KBO리그 티켓 공식 예매업체에서는 ‘문화체육부 및 프로스포츠협회의 지침에 따라 암표 매매 행위에 대해 주최 측의 권한으로 예매 취소 또는 강제 폐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신고가 없으면 잡을 방법이 없어, 그대로 매매가 진행된다. 이러한 상황은 콘서트나 e-sports 등의 다른 장르에도 마찬가지이다. 아티스트가 강경 대응을 하고, 팬들이 거센 비난을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3. 모든 세대, 모든 팬이 공평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날을 위해

문화 활동을 즐기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여 디지털 소외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정가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는 온라인 암표는 소비하지 않아야 한다.

결국, 우리들 스스로가 모든 세대의 이들이 즐거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는 더 많은 이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향상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1. 송민호 기자(immino@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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