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io 1
Junyoung Kim
Professor / Architecture
영화 다빈치 코드에서 코드는 신비로운 비밀을 소수의 사람에게만 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코드라고 하면 보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것을 뜻합니다. 컴퓨터 분야에서 코딩은 컴퓨터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특별하게 고안되어 있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말하고, 건축 분야에서 건축 코드는 건축법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코드는 어떤 특별한 의미를 전달하는 기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각자는 그 의미를 비밀스럽게, 보편적으로, 또는 유연하게 아니면 더욱 엄격하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2023 졸업 설계 스튜디오는 “우리에게 전달되어 오는 CODE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여러 건축 활동에서 우리는 CODE를 비평적으로 찾고 해석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간 학습해온 지식, 실습을 되돌아보며 그냥 무심코 따라 하는 것에서 좀 더 발전적으로 비평하며 대안을 찾아보는 것까지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What is your CODE?”라는 질문을 거듭해보며 우리가 제안하는 건축으로 어떤 CODE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2023 졸업 설계 스튜디오는 신재혁, 허선, 그리고 제가 3개의 스튜디오로 나누어 지도하였습니다. 25명의 예비건축가가 졸업 설계라는 이름으로 지난 겨울방학부터 준비한 결과물을 선보이는데, 두려움도 있고,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각자의 젊은 열정과 노력에 스스로 자랑스러울 수 있고 또 전시를 보시는 많은 선배님, 선생님, 부모님들로부터 격려와 칭찬받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준비하는데 아낌없는 사랑으로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Studio 2
Jaehyuk Shin
Professor / Architecture
이번 졸업 설계의 주제는 CODE와 NON-CODE이었다. 우선 우리가 살고 있는 건축과 도시의 참모습을 살펴보았다.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함께 도시적인 문제와 변화 속에서 규제라는 울타리의 의미를 해석하고 건축적인 해결방안을 고민하였다. 건축 사회학적 의미에서 CODE가 건축의 주된 관심사였다면, 시대가 변화하면서 시간, 프로그램의 NON-CODE, 규제를 벗어나는 행위와 재해석의 확장되는 개념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하였다. 그 인식의 변화로 시작한 설계 과정은 다양한 건축·도시적 정의를 통한 해법을 찾는 고뇌, 질문과 비판의 연속이었다.
설계 수업을 같이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각 개인적인 감성과 보편타당한 건축적 접근에서 발견과 깨달음이 있기를 바라면서 건축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 “내가 하는 설계는 발명, 창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아했었다. 하지만 건강한 건축적 작업 과정에서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고 보면 내 생각으로 ‘잘 지었다,’ ‘좋은 건축이다.’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건물은 정말 좋은 건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사람의 공통된 시선으로 발견되는 것이 좋은 건축물이라고 깨달음이 있었다.” 한 학생의 이야기처럼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나아가 경험하는 어떤 환경이나 여건에 좌절하지 말고 건축 과정에서 자기를 알아가고 건축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있을 졸업학생들의 삶의 무대를 화려하게 때론 치열하게 싸워나가길 응원한다. 이번학기에도 나와 같이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같이했던 8명의 학생 모두 두려움 없는 도전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을 기대하며 즐기면서 짜릿한 실패도 경험하길 바란다. 수업을 진행하며 했던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 졸업을 앞둔 당신들에게 들려주며 난 이제 그만,
"빨리 실패하세요.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Studio 3
Sun Hur
Professor / Architecture
이번 졸업 설계의 주제는 ‘CODE’입니다. 인간이 수렵과 채집의 원시사회를 지나 농사를 짓고 그에 따른 도구를 만들기 시작하며,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가장 근본적인 땅은 그 제한성으로 인해 규칙과 계약의 대상이 되고 권력을 상징하기 시작합니다.
근대적인 토지의 이용에 관한 개념은 산업혁명기 직후 유럽에서 zoning system이 만들어지면서 시작되었고, 대한민국은 80년대가 지나서야 난개발을 막기 위해 도시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우리의 토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을 제한하여 국토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물리적 CODE가 이제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그에 따른 지방의 소멸, 일인가족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가족과 집이라는 개념의 변화 등 현 사회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가? 였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변화를 읽어내고,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려 하였습니다. 당연히 각자 선정한 대상지에 걸려있는 각종 CODE와 충돌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규제에 대한 전면 충돌의 부정적 의미가 아니며, 도시 내 느슨하고 탄력적인 사회 교류적 프로그램을 담아 타협점을 찾고 공공재로서 건축이 작동하도록 제안하는 것입니다.
건축과의 졸업 설계는 자신의 논리를 가설과 설계라는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기성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에 소화해야 하는 어려운 주제였지만, 처음 건축과에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된 5년간의 훈련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리를 만들어 갔습니다. 그래서 스튜디오 학생들 모두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졸업 설계를 통한 고민과 작업은 여러분들이 앞으로 어떤 건축가로 성장하는지 가늠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되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