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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JU UNIVERSITY DEPT. OF CHINESE CLASSICS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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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인터뷰] 자랑스러운 동문을 찾아서
작성일: 2024-08-28 조회수: 295 작성자: 한문교육과

자랑스러운 동문을 찾아서[첫 번째]

한문과 서예의 한 길을 걷다이은혁 교수님

  

**아래 내용은 이은혁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실제 인터뷰 영상은 다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youtube.com/watch?v=xF7DXmCU8JY&si=cA8IvjYLJy75JD7r


안녕하세요! 저희 24학년도 학생회에서는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의 다양한 진로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동문을 찾아보는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이름하여 자랑스러운 동문을 찾아서!그 첫 번째 동문으로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를 졸업한 후 한문 고전 연구와 서예 작품 활동의 한 길을 걷고 계신 이은혁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이은혁 선생님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 후배들을 위한 값진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한문교육과의 진로와 관련하여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 재학생은 물론 한문교육과가 궁금한 많은 분들께 좋은 참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이많이 읽어주세요~


학생회: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번에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를 졸업하면 어떤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동문 선배님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먼저 선배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교수님 : 안녕하세요 저는 이은혁이라고 합니다. 전주대학교에 1983년도에 입학을 해서 1990년에 졸업한 동문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한문교육과에서 강의하고, 또 개인적으로는 서예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생회: 소개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질문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Q1. 현재 한문교육과에서 가르치시는 과목과그 과목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강의 과목은 문자학개론, 역사문헌선독, 한국인성교육론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문자학개론>은 한자의 발생과 변천의 역사를 살피고, 한나라 허신의 󰡔설문해자󰡕에서 제시한 육서(六書)에 따라 한자의 구조적 원리를 공부하는 과목이며, <역사문헌선독>은 우리나라 고대 역사기록인 삼국사기 열전과 삼국유사 중에서 중요한 문장을 선별하여 강독하며, 역사서의 서술방식과 특수문법을 익힙니다. <한국인성교육론>은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비롯하여, 유가경전과 한국의 유학자들의 인성론을 선별 채록하여 강독하고 토론하고 있습니다.


Q2.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는 다른 학교 한문교육과와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재학시절에는 몰랐지만, 졸업 후 우리 한교과가 다른 학교에 비해 원전에 강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시 몇몇 학생이 서울의 민추(민족문화추진회, 현 한국고전번역원)에 응시하였는데, 우리 한문교육과가 연이어 수석을 차지하였습니다. 다양하게 한문 원전을 강독한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한문원전 독해력은 한문을 전공하는 학생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개설된 과목들을 착실히 수강한다면 어느 학교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상당한 실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Q3. 한문을 공부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에 이웃 마을에서 한학자이신 송영태(宋永泰) 옹을 동네로 모셔와 부모님들 앞에서 배례(拜禮)를 하고 한문을 처음 배웠습니다. 글방에서 오전에 한문을 배우고, 오후에는 암송하고 붓글씨를 쓰며 글자를 익혔습니다. 선생님께서 직접 붓으로 필사해주신 교본은 교과서의 글자와 형태가 조금씩 달라 질문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렇게도 쓴다고 하셨습니다. 의아했지만 한자의 이체자를 그때부터 접하게 된 셈인데, 이 때의 경험이 대학에 들어와 목판본 원전을 볼 때 큰 힘이 되었습니다

  

Q4.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한문의 매력필요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문의 매력은 헤아릴 수 없는 광대함과 깊이입니다. 공구서라고 불리는 사전이 그걸 증명해주는데, 출판된 순서로 보면 일본판 󰡔대한화사전󰡕 13, 중문판 󰡔중문대사전󰡕 11, 그리고 뒤늦게 이를 종합한 우리나라의 󰡔한한대사전󰡕 15권 등이 있습니다. 이 사전들의 양이 엄청나게 방대한 걸 보면 한문의 분량이 얼마나 방대하고 깊이가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한문은 수천 년의 기록이 켜켜이 쌓여 있는 무진장한 보고(寶庫)입니다. 청나라 말기의 학자 양계초(梁啓招)는 한문 고전을 금맥이 가득한 광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물론 그 금을 캐가는 것은 개인의 몫인데, 그 금맥을 찾아 캐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 바로 한문교육과라고 생각합니다

  

Q5. 서예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가장 자랑스러운 작업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1학년 때 선배들과 서예 동아리를 창립하여 활동하였습니다. 수업 이외의 모든 시간을 동아리에서 보냈는데, 대학을 졸업하던 해(1990), 독학으로 전라북도 서예대전 우수상과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대상을 연이어 수상하였습니다. 겸연쩍지만 제가 받은 최연소 대상 기록은 34년이 흐른 지금까지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6회의 개인전과 300여 회 그룹전에 참여했는데, 그중 독섬 독도전과 신라시대 경주 무장사비 서체복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독도를 직접 방문한 뒤 작업한 100호 작품은 전시 후 전북도립미술관에 소장되었고, 서체를 복원한 신라시대 무장사비는 경주 암곡동 골짜기에 세워졌는데, 제 작품이 역사에 (한 부분으로)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Q6. 2025년에 한문교육과에 서예 과목을 다시 시작한다고 들었습니다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이며새로 개설하는 서예 관련 과목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한문교육과는 그동안 서도, 서예실기, 서예지도법으로 과목명을 바꾸면서 서예를 지도해왔습니다. 서예는 형()()()라는 한자의 3요소 중에서 형()에 속합니다. 지금은 자형, 글자꼴, 폰트 등으로 일컫는데, 한문과 서예는 자형(字形) 즉 서체(書體)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자의 서체는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5체가 있다. 한자학의 바이블이라 일컬어지는 󰡔설문해자󰡕는 전서(篆書)로 한자의 구조를 설명하였습니다. 조선시대 간찰(편지)은 주로 초서(草書)로 썼는데, 이들 글자를 판독하지 못하면 해석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한자의 다양한 서체를 익힐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여 과목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예술적인 서예 실기보다는 전서나 초서를 판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구성할 예정입니다

  

Q7. 서예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언이나 교수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서예를 하다 보면 가장 문제점이 학생들이 필순을 모른다는 겁니다. 만약에 필순이 틀리게 되면 글자의 모양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글씨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글씨 쓰는 순서에 맞게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필순에는 몇 가지 원리가 있습니다. 그 몇 가지 원리만 알면 평생 순서를 바꾸지 않고 제대로 원칙대로 글씨를 쓰고 편리하고 또 만들어진 자형처럼 아름답게 글씨를 쓸 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만 알면 쓰기에 편리하고 아름답게 쓸 수 있습니다. 한자의 자형은 천여 년의 시간에 걸쳐 완성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시대적 미감과 개인의 미의식이 배어 있습니다. 이러한 미의식과 형태미를 느낄 수 있다면 서체의 오묘함에 매료될 것입니다. 올바른 필순과 서체별 특징, 이체자(異體字), 고자(古字), 동자(仝字), 약자(略字) 등 다양한 서체를 숙지한다면 보이지 않던 글씨를 읽을 수 있어 또 다른 경지를 경험할 것입니다.

  

Q8. 중고등학생들의 한자한문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데한자를 잘 모르는 학생들이 한문교육과에 들어와도 괜찮을까요?

  

지금 고등학교에는 한문 과목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이것은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배우지 않았다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초 한자는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습니다. 1학년 때 여름방학을 이용해 3급 정도의 한자를 익혀두면 충분합니다. 한문교육과는 중등 교사를 목표로 하지만, 이외에도 문학, 역사, 글쓰기, 번역, 스토리텔링 등 인문학 전반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좋습니다. 저처럼 서예에 관심이 있으면 한문 교사와 예술을 병행할 수 있는 한문교육과가 가장 좋습니다

  

Q9. 한자가 워낙 많다 보니 암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한자를 잘 암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한문 잘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한자는 5만여 자에 달합니다. 그 중 많이 쓰이는 한자는 1~2천자 정도인데, 한자는 90%가 두 개 이상의 글자가 조합되어 있습니다. 이를 분리해보면 기초적인 한자 즉 부수(部首)가 있는데, 한자 부수 214자를 알면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경험상 하루 30자 정도 익히면 한 달에 거의 1천 자를 익힐 수 있습니다. 소리 내어 읽고 노트에 써가며 익히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한자를 한 1,000~1,500자 정도 읽고 어느 정도 쓸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원전을 보기를 권합니다. 1천 자를 알면 한문 원전을 볼 수 있고, 한문을 독음으로 읽을 수 있다면, 그때부터는 낭낭하게 소리 내어 읽는 성독(聲讀)이 좋습니다

  

Q10.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문이 어렵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문 이 어렵지 않고 누구나 하는 것이라면 매력이 없을 것입니다. 매일 해도 새로운 것이 있기 때문에 한문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원전으로 읽다 보면 문득 다른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그것이 새로운 발상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온고지신이랄지, 법고창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온고지신이나 법고창신은 옛것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것을 창안해 내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 학생들이 지금은 한문공부가 조금 어렵고 지루하고 그런 느낌을 가질 수도 있지만, 나중에 이걸 활용하게 되면 굉장한 힘이 될 겁니다. 그래서 꾸준히 지치지 않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가는 나중에 여러분들이 알게 될 겁니다. 포기하지 말고 매진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문과 관련된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던 것은 물론 현재 한문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 그리고 서예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한문교육과를 통해 어떤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전공으로 배우는 한문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배님께서 직접 작업하신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그 의미와 아름다움에 대해 말씀해주실 때는 정말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문과 예술이 하나되어 빛나는 모습이랄까요^^ 


우리 학생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랑스러운 동문들을 찾아뵙고 유익한 소식을 여러분께 전하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자, 한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AI 세상에서 새롭게 태어날 한자, 한문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 요청 마다 않으시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신 이은혁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